헝다그룹은 천문학적인 부채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파산하면 회사 하나가 무너지는 게 아니라, 헝다그룹에 돈을 빌려주거나 투자한 글로벌 시장참여자들은 물론, 비슷한 구조적 위기에 처해 있는 다른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도 줄줄이 파산할 수 있는 상황이에요.
부동산 개발은 중국 GDP의 29%를 차지할 정도로 중국경제의 엔진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공산주의식 주거 시스템과 별개로, 중국은 1998년 이후 공공주택과 신규 주택을 개인이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주택시장이 형성된 거죠.
1998년 GDP에서 차지하는 부동산 개발투자 비중이 12.7%였는데, 2003년에는 이미 23.6%에 달했고 2020년에는 거의 30%를 차지하게 됩니다. 중국은 국토가 넓고 인구가 많은 데다 아직 개발되지 않은 농촌은 물론, 대도시도 여러 군데 있어 부동산 개발이 활발할 수밖에 없어요.
문제는 그러다 보니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는 건 물론, 부동산 개발업체들도 부채를 무리하게 끌어다 쓰면서 건전하지 못한 경영을 하게 됐다는 점이에요.
중국의 부동산에 얽힌 금융위기설은 이미 2010년대 중반부터 등장했습니다. 그러다가 2021년 9월이 되자 대표적인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이 ‘세계에서 빚이 가장 많은 부동산 업체’가 되어 파산 직전에 몰린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