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한 금융>에서는 이번 주와 다음 주, 2주에 걸쳐 신라젠 사태를 다룰 예정입니다. 이번 주에는 바이오 산업의 특징과 신라젠 사태를 간단히 소개해 드릴게요. 제약회사에 관심 있는 투자자라면, 꼭 끝까지 집중해주세요!
✔️ 님, 만약 신라젠 주식 투자로 피해를 보셨다면, 화난사람들과 이성우 변호사가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인 ‘신라젠 주식투자 피해자 커뮤니티’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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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신을 물리친 사람, ‘처용’이 활동하던 ‘신라’와 종두법을 개발해 천연두를 치료한 ‘E.Jenner’.
2006년, 치과의사 출신 문은상은 이 두 단어를 빌려와 회사 ‘신라젠’을 차립니다.
어원만큼 비장한 각오로 항암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죠.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하는 게 신라젠의 목표였습니다.
약의 종류 💊
제약회사가 만드는 의약품은 크게 신약(오리지널), 복제약(제네릭), 개량신약으로 나뉩니다.
신약은 말 그대로 ‘새로운 약’입니다. 신물질이나 기존 물질의 새로운 효능을 바탕으로 만든 의약품이에요. 개발하는 데 평균 15년이 소요되고, 연구개발에 많은 돈이 들어갑니다. 대신 신약 개발에 성공하면 그 보상이 엄청나게 큽니다. 15~20년간 제약회사에 특허권이 보장되거든요. 통계적으로 약 17년간 27억 달러의 순이익을 발생시킨다고 해요.
복제약은 신약의 특허권이 만료된 뒤, 그 성분을 복제해 만든 약입니다. 우리나라 제약업계는 신약 개발보다 복제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의약품 중 99%가 복제약이에요.
개량신약은 신약을 바탕으로 한 의약품입니다. 기존 물질에서 제형이나 구조를 살짝 바꾸어 개발한 약물이에요. 개발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반면, 개발에 성공할 경우 복제약보다 빠르게 출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시장을 선점하기에 유리하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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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펙사벡’은 신라젠이 개발하던 항암 후보물질의 이름입니다.
인체에 무해한 바이러스를 통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치료제로, 기존 항암제보다 부작용이 적다는 게 특징이었어요.
펙사벡이 임상을 통과해 신약 개발에 성공하면 신라젠은 돈을 쓸어 담을 게 분명했습니다. 많은 투자자에게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었죠.
신라젠은 2016년, 기술 특례 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합니다. 상장 당시 공모가는 1만 5천 원이었지만, 항암 후보물질 ‘펙사벡’의 임상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2017년에는 주가가 15만 원까지 올랐습니다. 한때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 중 시가총액 2위를 달리기도 했어요.
이렇게 잘 나가던 신라젠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반전됐습니다.
신라젠의 현재 주가는 1만 2,100원. 그마저도 거래가 정지된 상태입니다.
상장폐지 여부를 두고 반년 이상 끌던 중, 지난 11월 30일에 ‘개선기간’ 1년을 추가로 받기도 했어요. 대체 3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여기서 두 가지 문제를 분리해서 살펴봐야 합니다.
주가가 떨어진 건 임상 3상 실패 때문이었고, 거래가 정지된 건 전 경영진의 배임, 부당이득 취득,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혐의 때문이에요.
2019년 8월,
신라젠의 추락
전성기와 비교하면 3년 만에 주가가 최고점에서 최저점으로 추락했지만, 불과 2019년 초까지만 해도 신라젠의 주가는 7만 원대였습니다.
그전에도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펙사벡 임상 3상을 앞두고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받쳐주고 있었거든요.
임상 절차 ✍️
‘신약 개발에 성공했다’라는 건 임상시험 절차를 통과해 시판 허가를 받았다는 것을 뜻합니다. 여기서 시판 허가를 받기 전 단계를 크게 ‘전 임상시험’, ‘임상시험단계’로 나뉩니다. 그중에서도 임상시험단계는 총 3상으로 나뉘어요.
- 1상: 일반인을 대상으로 안정성을 검증하고 적정 투약량을 확인하는 것
- 2상: 소수 환자를 대상으로 약의 효능과 부작용을 검증하는 것
- 3상: 다수 환자를 대상으로 약의 효능과 장기적인 안정성을 확인하는 것
각 단계를 통과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성공 확률도 높지 않아 도중에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국내 제약업계에서 개발에 성공한 신약은 지난 25년간 약 30개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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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의 펙사벡이 한창 임상 3상을 진행하던 2019년. 그해 8월 2일, 신라젠 투자자들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집니다.
미국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DMC)가 펙사벡 임상 3상의 무용(無用)성을 평가한 결과, ‘임상 중단’을 권고했다는 사실이 전해진 거예요.
임상에서 ‘무용(無用)성 평가’는 신약이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펙사벡이 이 단계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건, 임상 시험에서 설정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합니다.
문제는 신라젠이 다른 수익모델 없이 신약 개발 하나만 믿고 달려온 기업인 데다, 모든 신약 개발 프로젝트가 펙사벡에 집중돼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총 8개 연구개발 프로젝트 중 펙사벡을 제외한 나머지 7개는 펙사벡을 기초로 파생된 프로젝트였어요.
기초가 되는 펙사벡이 신약으로서의 가치를 입증받지 못했으니, 다른 프로젝트도 흔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8월 2일, 임상 중단 권고가 알려진 날부터 신라젠은 3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합니다. 3일간 매일 약 30%씩 주가가 하락한 거예요.
시가총액은 3조 1,654억 원에서 1조 89억 원으로 나흘 만에 2조 2천억 원이 증발했습니다.
결국 2019년 8월 23일에는 2016년 11월, 상장 당시 주가였던 1만 5천 원으로 돌아왔어요.
너도나도
임상 실패
2019년은 신라젠뿐 아니라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줄줄이 임상 3상에 실패한 해였습니다. 대표적으로 이런 사례가 있었죠.
- 코오롱티슈진의 관절염치료제 ‘인보사 케이주’는 2019년 5월, 성분문제로 임상 3상이 중단되고 품목허가가 취소됐습니다.
- 에이치엘비의 위암치료제 ‘리보세라닙’은 임상 3상에서 치료 효과의 목표치에 미달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 헬릭스미스의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엔젠시스(개발명 VM202)’는 일부 환자에게 위약과 신약을 섞어서 투약해, 임상 3상의 결론을 도출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 강스템바이오텍도 아토피피부염 줄기세포치료제 ‘퓨어스템 AD주’ 임상 3상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임상 단계에서 실패했다고 무조건 연구개발이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임상 3상까지 진행하면서 나타난 문제들을 보완해 다시 3상을 추진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기대감으로 쌓아올린 주가에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한편, 투자자들이 제약회사의 ‘임상 실패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투자에 뛰어든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아직 신약이 아닌 ‘후보물질’로서 임상을 진행 중인데, 주가는 임상 절차를 통과하고 상용화돼 시장에서 성공한 걸 가정한 가치로 평가된다는 거예요.
수상한
매도 타이밍
임상 3상에 실패한 기업 중에서도 유독 신라젠이 많은 비판을 받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신라젠에 임상 중단 권고가 내려오기 전, 신라젠 경영진들이 사전에 취득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미리 매도해 손실을 회피했거든요.
검찰 조사에 따르면, 신라젠 경영진들은 2019년 4월 경 이후로 임상 3상의 결과가 좋지 않다는 정보를 알고 있었습니다.
신라젠이 임상 3상 중단을 공식적으로 알린, 같은 해 8월 2일보다 약 3~4개월 정도 앞선 시점입니다.
이후, 신라젠 경영진들은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팔기 시작합니다.
악재가 공개돼 주가가 하락하면 본인들이 손실을 볼 수 있으니, 공개되지 않은 정보(미공개정보)를 이용한 거예요.
신라젠의 모 전무는 사태 발생 1개월 전에 보유하고 있던 자사 주식을 모두 팔았습니다.
총 16만 7,777주(약 87억 9,300만 원어치)를 2019년 6월 27일부터 7월 3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매도했어요.
문제는 이 악재를 모른 채, 전 경영진이 내놓은 물량을 사들인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전 경영진이 정보의 비대칭을 이용해 다른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떠넘긴 거죠. 이렇게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이용해 미리 주식을 사고파는 건 자본시장법을 위반하는 행위입니다.
현재 신라젠의 모 전무는 ‘미공개중요정보이용’ 혐의로 재판을 받는 중이에요.
놀랍게도
끝이 아닙니다
여기까지는 임상 실패와 주가 하락, 주가 하락 전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경영진의 주식 매도가 주된 내용이었죠.
이 문제만으로 상장폐지 실질심사까지 넘어가지 않습니다. 신라젠이 상장폐지의 위기를 맞은 건 전 대표이사의 ‘횡령·배임 혐의’ 때문이었어요.
다음 주 이 시간에는 법무법인 대호의 이성우 변호사, 폴리데이터랩 이종욱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신라젠이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 전말’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볼게요!
📍 이 기사는 경제적 대가 없이 어피티와 화난사람들의 협업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고소한 금융>에서는 이번 주와 다음 주, 2주에 걸쳐 신라젠 사태를 다룰 예정입니다.
이번 주에는 바이오 산업의 특징과 신라젠 사태를 간단히 소개해 드릴게요. 제약회사에 관심 있는 투자자라면, 꼭 끝까지 집중해주세요!
✔️ 님, 만약 신라젠 주식 투자로 피해를 보셨다면, 화난사람들과 이성우 변호사가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인 ‘신라젠 주식투자 피해자 커뮤니티’를 참고해주세요.
역신을 물리친 사람, ‘처용’이 활동하던 ‘신라’와 종두법을 개발해 천연두를 치료한 ‘E.Jenner’.
2006년, 치과의사 출신 문은상은 이 두 단어를 빌려와 회사 ‘신라젠’을 차립니다.
어원만큼 비장한 각오로 항암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죠.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하는 게 신라젠의 목표였습니다.
약의 종류 💊
제약회사가 만드는 의약품은 크게 신약(오리지널), 복제약(제네릭), 개량신약으로 나뉩니다.
신약은 말 그대로 ‘새로운 약’입니다. 신물질이나 기존 물질의 새로운 효능을 바탕으로 만든 의약품이에요.
개발하는 데 평균 15년이 소요되고, 연구개발에 많은 돈이 들어갑니다. 대신 신약 개발에 성공하면 그 보상이 엄청나게 큽니다.
15~20년간 제약회사에 특허권이 보장되거든요. 통계적으로 약 17년간 27억 달러의 순이익을 발생시킨다고 해요.
복제약은 신약의 특허권이 만료된 뒤, 그 성분을 복제해 만든 약입니다. 우리나라 제약업계는 신약 개발보다 복제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의약품 중 99%가 복제약이에요.
개량신약은 신약을 바탕으로 한 의약품입니다. 기존 물질에서 제형이나 구조를 살짝 바꾸어 개발한 약물이에요.
개발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반면, 개발에 성공할 경우 복제약보다 빠르게 출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시장을 선점하기에 유리하다는 거죠.
‘펙사벡’은 신라젠이 개발하던 항암 후보물질의 이름입니다.
인체에 무해한 바이러스를 통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치료제로, 기존 항암제보다 부작용이 적다는 게 특징이었어요.
펙사벡이 임상을 통과해 신약 개발에 성공하면 신라젠은 돈을 쓸어 담을 게 분명했습니다. 많은 투자자에게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었죠.
신라젠은 2016년, 기술 특례 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합니다. 상장 당시 공모가는 1만 5천 원이었지만, 항암 후보물질 ‘펙사벡’의 임상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2017년에는 주가가 15만 원까지 올랐습니다. 한때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 중 시가총액 2위를 달리기도 했어요.
이렇게 잘 나가던 신라젠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반전됐습니다.
신라젠의 현재 주가는 1만 2,100원. 그마저도 거래가 정지된 상태입니다.
상장폐지 여부를 두고 반년 이상 끌던 중, 지난 11월 30일에 ‘개선기간’ 1년을 추가로 받기도 했어요. 대체 3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여기서 두 가지 문제를 분리해서 살펴봐야 합니다.
주가가 떨어진 건 임상 3상 실패 때문이었고, 거래가 정지된 건 전 경영진의 배임, 부당이득 취득,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혐의 때문이에요.
2019년 8월,
신라젠의 추락
전성기와 비교하면 3년 만에 주가가 최고점에서 최저점으로 추락했지만, 불과 2019년 초까지만 해도 신라젠의 주가는 7만 원대였습니다.
그전에도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펙사벡 임상 3상을 앞두고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받쳐주고 있었거든요.
임상 절차 ✍️
‘신약 개발에 성공했다’라는 건 임상시험 절차를 통과해 시판 허가를 받았다는 것을 뜻합니다.
여기서 시판 허가를 받기 전 단계를 크게 ‘전 임상시험’, ‘임상시험단계’로 나뉩니다. 그중에서도 임상시험단계는 총 3상으로 나뉘어요.
각 단계를 통과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성공 확률도 높지 않아 도중에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국내 제약업계에서 개발에 성공한 신약은 지난 25년간 약 30개뿐입니다.
신라젠의 펙사벡이 한창 임상 3상을 진행하던 2019년. 그해 8월 2일, 신라젠 투자자들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집니다.
미국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DMC)가 펙사벡 임상 3상의 무용(無用)성을 평가한 결과, ‘임상 중단’을 권고했다는 사실이 전해진 거예요.
임상에서 ‘무용(無用)성 평가’는 신약이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펙사벡이 이 단계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건, 임상 시험에서 설정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합니다.
문제는 신라젠이 다른 수익모델 없이 신약 개발 하나만 믿고 달려온 기업인 데다, 모든 신약 개발 프로젝트가 펙사벡에 집중돼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총 8개 연구개발 프로젝트 중 펙사벡을 제외한 나머지 7개는 펙사벡을 기초로 파생된 프로젝트였어요.
기초가 되는 펙사벡이 신약으로서의 가치를 입증받지 못했으니, 다른 프로젝트도 흔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8월 2일, 임상 중단 권고가 알려진 날부터 신라젠은 3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합니다. 3일간 매일 약 30%씩 주가가 하락한 거예요.
시가총액은 3조 1,654억 원에서 1조 89억 원으로 나흘 만에 2조 2천억 원이 증발했습니다.
결국 2019년 8월 23일에는 2016년 11월, 상장 당시 주가였던 1만 5천 원으로 돌아왔어요.
너도나도
임상 실패
2019년은 신라젠뿐 아니라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줄줄이 임상 3상에 실패한 해였습니다. 대표적으로 이런 사례가 있었죠.
임상 단계에서 실패했다고 무조건 연구개발이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임상 3상까지 진행하면서 나타난 문제들을 보완해 다시 3상을 추진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기대감으로 쌓아올린 주가에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한편, 투자자들이 제약회사의 ‘임상 실패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투자에 뛰어든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아직 신약이 아닌 ‘후보물질’로서 임상을 진행 중인데, 주가는 임상 절차를 통과하고 상용화돼 시장에서 성공한 걸 가정한 가치로 평가된다는 거예요.
수상한
매도 타이밍
임상 3상에 실패한 기업 중에서도 유독 신라젠이 많은 비판을 받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신라젠에 임상 중단 권고가 내려오기 전, 신라젠 경영진들이 사전에 취득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미리 매도해 손실을 회피했거든요.
검찰 조사에 따르면, 신라젠 경영진들은 2019년 4월 경 이후로 임상 3상의 결과가 좋지 않다는 정보를 알고 있었습니다.
신라젠이 임상 3상 중단을 공식적으로 알린, 같은 해 8월 2일보다 약 3~4개월 정도 앞선 시점입니다.
이후, 신라젠 경영진들은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팔기 시작합니다.
악재가 공개돼 주가가 하락하면 본인들이 손실을 볼 수 있으니, 공개되지 않은 정보(미공개정보)를 이용한 거예요.
신라젠의 모 전무는 사태 발생 1개월 전에 보유하고 있던 자사 주식을 모두 팔았습니다.
총 16만 7,777주(약 87억 9,300만 원어치)를 2019년 6월 27일부터 7월 3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매도했어요.
문제는 이 악재를 모른 채, 전 경영진이 내놓은 물량을 사들인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전 경영진이 정보의 비대칭을 이용해 다른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떠넘긴 거죠. 이렇게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이용해 미리 주식을 사고파는 건 자본시장법을 위반하는 행위입니다.
현재 신라젠의 모 전무는 ‘미공개중요정보이용’ 혐의로 재판을 받는 중이에요.
놀랍게도
끝이 아닙니다
여기까지는 임상 실패와 주가 하락, 주가 하락 전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경영진의 주식 매도가 주된 내용이었죠.
이 문제만으로 상장폐지 실질심사까지 넘어가지 않습니다. 신라젠이 상장폐지의 위기를 맞은 건 전 대표이사의 ‘횡령·배임 혐의’ 때문이었어요.
다음 주 이 시간에는 법무법인 대호의 이성우 변호사, 폴리데이터랩 이종욱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신라젠이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 전말’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볼게요!
📍 이 기사는 경제적 대가 없이 어피티와 화난사람들의 협업으로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