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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칼럼

돈의 인문학[돈구석 1열] 라이징 스타, 또는 거대한 사기극



요즘 국내 주식시장에서 ‘상장’이 가장 큰 이슈죠. 작년부터 기대를 받아온 SK바이오팜 상장부터 역대 최다 증거금 기록을 세운 카카오게임즈, 오늘까지 공모주 청약을 진행 중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까지. 몇몇 기업들은 상장 직후 주가가 크게 올라, 초기 투자자들에게 큰 수익을 가져다주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요즘 나오는 얘기만 들어보면 ‘상장’이라는 이슈는 그 기업에도 아주 좋은 이슈로 생각됩니다. 주가도 빵빵 오르고, 매일 같이 이슈가 되니까요. 

그런데, 여기에 태클을 거는 다큐멘터리가 있습니다. 상장, 그 이면을 다룬 <차이나 허슬: 거대한 사기>입니다. 


이 영화는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사기 행각을 다루고 있습니다. 미국 상장 미국 기업을 인수하는 ‘역 합병’ 방식으로, 미국 시장에 들어선 중국 기업에 대한 이야기죠. 나녹스, 루이싱커피 등 미국 상장기업에 대한 저격수로 유명해진 공매도 전문 투자사, ‘머디워터스(muddy waters)’도 영화에 등장합니다.


여기서 잠깐. 좋아 보이기만 했던 상장에 단점이 있다니, 무슨 뜻일까요? 그 전에 대체 상장이 정확히 뭐길래 이러는 걸까요? 



상장,

명패를 걸다


상장. 한자어를 풀이하면 ‘명패를 걸다’라는 뜻입니다. 영어 표현으로는 listing이에요. 

어떤 곳에 명패를 올리는 것처럼 기업이 주식시장에 이름을 내건다는 것을 뜻합니다. 어떤 물건을 매매 대상으로 하기 위해 거래소에 일정 자격이나 조건을 갖춘 물건으로 등록하는 거죠.


상장을 연예계로 비유하면 

  • 연습생 시절부터(상장 전) 인기몰이하던 아이돌(상장 기업)이
  • 역대급 쇼케이스(공모주 청약)를 연 뒤
  • 데뷔 앨범을 공식 발표(상장)한 것과 비슷합니다.


최근에는 이런 그룹이 몇 달 사이에 몇 개씩 등장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보였으니 관심 없던 사람들의 이목까지 잡아 끌만 했죠.


이렇게 기업은 ‘상장한다’는 뉴스만으로도 일종의 마케팅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일단 상장을 하기 위해선 거래소가 제시하는 여러 조건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상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업의 수준을 평가할 수 있고요.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처럼 상장 절차가 크게 보도되며 이슈 몰이를 할 경우 기업 인지도가 더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기업 임직원 입장에서도 호재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법적으로 기업이 상장할 때 새로 발행하는 주식(신주) 물량의 20%를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하게 돼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사주’라는 단어가 좀 생소한데요. 

말 그대로 너, 나, 우리 회사의 주식입니다. 근로자가 자기 회사 주식을 더 좋은 조건에 살 수 있도록 혜택을 주는 제도라고 보면 돼요. 


SK바이오팜 역시 법에 따라 20%를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했습니다. 

전체 회사 임직원이 200여 명인 회사에 391만 5,662주가 돌아갔어요. 상장 이후 배정받은 주식을 매도하면 큰 차익을 낼 수 있는 상황이었죠.


부수적인 효과가 있지만, 무엇보다 상장 이후 가장 달라지는 건 ‘자금 조달 방법’입니다. 

상장 전에는 소수의 투자자에게서 투자자금을 끌어와야 했지만, 주식시장에 상장하면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들의 자금을 시장에서 공급받을 수 있거든요. 

회사 입장에서는 재무적 안정성이 더 높아지게 됩니다. 


또 주주 입장에서도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들을 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게 돼, 매도를 통해 투자자금을 회수하거나 수익을 내기가 더 쉬워지죠.



빛 뒤에는

그림자가 있다


그런데, 이렇게 기업 상장이 괜찮으면 세상 모든 기업이 거래소에 상장하려고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이익이 있으면 그에 대한 책임도 요구되는 법. 상장에도 이면이 있습니다. 


기업이 상장을 한다는 것은 주식(의사결정권)을 시장에 내놓는다는 것입니다. 기존 주주들의 의결권이 희석되는 문제가 생기죠. 

기업의 의사 결정권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의사결정 구조가 안정적이지 못하면, 회사 안팎의 정치적인 문제들이 발생했을 때 휘둘릴 수 있거든요. 


누구든 이 회사 주식을 사고팔 수 있다는 것은 회사가 일정 부분 공공의 영역에 속하게 된다는 것을 뜻하죠. 

기업이 상장하면 재무 상황, 매출실적, 지배구조 등 기업의 중요한 정보들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해야 합니다. 

경영진과 대주주에게도 도덕성이 엄격하게 요구되죠.


상장 이후 얻는 이득보다 책임으로 인한 손해가 더 클 경우, 기업이 자진해서 상장폐지를 하기도 합니다. 

상장 기업의 대주주가 기업의 주식을 95% 이상 사들여 차근차근 상장폐지 절차를 밟아가는 거예요. 


2012년, 한국개발금융 대주주인 화인파트너스가 시장에서 거래되는 한국개발금융 주식을 모두 사들이면서 ‘자진상장폐지’ 했던 게 대표적이죠

이 과정에서 기업에 투자하고 있던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보며, 관련 제도가 개선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상장은 기업에 ‘무조건 호재’라고 보기는 좀 어렵습니다. 

기업 상장을 두고 개인투자자인 우리가 맹목적으로 추종해서는 안 되는 이유죠. 

이 내용은 다음 편에 영화 <차이나 허슬: 거대한 사기>를 통해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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